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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삼성은 불펜진이 문제다? 최충연·이호성이 그 우려 지울 겁니다
박진만 감독 부임 첫 해인 2023년 삼성 라이온즈를 두고 나오는 바깥 평가는 야박하다. 올겨울 큼지막한 전력 보강이 없었기에 삼성을 하위권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은 까닭이다. 하지만, 삼성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현장 분위기는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다. 오히려 야박한 바깥 평가를 캠프에서 흘린 무수한 땀으로 뒤집을 수 있단 선수단의 확신이 느껴졌다.
2023시즌을 준비하는 삼성 팀 전력을 살펴보면 기존 외국인 선수 삼총사가 건재한 데다 선발진과 야수진에선 나름대로 전력 상승 요인이 있었다. 스프링캠프 기간 내야수 김재상과 외야수 김태훈이 인상적인 활약상을 보여줬다. 백정현, 장필준, 허윤동, 양창섭 등 선발 자원들도 착실하게 투구 페이스를 끌어 올렸다.
반면, 불펜진은 2023년 삼성의 고질적인 불안 요소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삼성은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흔들리면서 전반적인 불펜진 균열이 발생했다. 뒷문이 불안하면 안정적인 시즌 마운드 운영이 불가능하다. 박진만 감독에게 주어진 큰 과제다.
물론 불펜진을 향한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꿀 만한 주인공은 분명히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젊은 선수들과 같은 고된 훈련을 앞장서서 소화 중인 삼성 베테랑 포수 강민호는 올 시즌 팀 불펜진 ‘키’로 최충연을 꼽았다.
스프링캠프 현장에서 만난 강민호는 “올 시즌 우리 팀 마운드 전력을 보면 선발진은 좋지만, 불펜진엔 고민이 있다고 본다. (오)승환이 형과 (우)규민이 형까지 가는 중간 역할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그래서 올 시즌 불펜진 ‘키’는 (최)충연이라고 생각한다. 7, 8, 9회로 이어지는 불펜진 필승조 흐름이 잘 완성된다면 야구는 모르는 법”이라고 바라봤다.
최충연도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감과 역할을 잘 안다. 최충연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최대한 많은 투구 숫자로 투구 밸런스 잡기에 총력을 기울었다. 불펜 피칭에서 80구 정도를 던지고 다음 날 곧바로 연습 경기 마운드에 서는 빡빡한 투구 일정까지 소화할 정도였다.
최충연은 “과거 좋았을 때로 돌아가려는 것보단 지금 가지고 있는 것에서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고 선배들이 조언해주셨다.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효율 아래 최고의 투구 폼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스프링캠프에서 집중했다. 강한 공을 던지기 이전에 제구부터 신경 썼다. 제구가 잡혔다면 생각하면 조금씩 투구 강도를 끌어 올리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박진만 감독은 최충연이 7회와 8회를 책임져줄 수 있는 특급 셋업맨의 면모를 되찾길 소망한다. 최충연도 박 감독의 바람에 부응하기 위해 다시 각오를 다졌다.
최충연은 “어떻게 보면 떠먹여주시는 건데 ‘싫어’ 이럴 수는 없지 않나. 무조건 그 기회를 받아먹으려고 해야 한다. 다른 동료들과도 똑같이 몇몇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분위기인데 무조건 내가 8회를 지킬 수 있게 준비하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최충연이 불펜 경력직이라면 이호성은 불펜 신입사원이다. 2023년 신인으로 유일하게 팀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이호성은 캠프 막판 인상적인 불펜 피칭과 연습경기 투구로 주변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3월 9일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캠프 마지막 연습경기에서 프로 데뷔 첫 실전 투구에 나선 이호성은 이날 8회 마운드에 올랐다. 이호성은 제구가 다소 흔들리는 가운데서 실점 없이 1이닝 1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최고 구속 144km/h를 찍은 이호성은 총 13구 가운데 스트라이크 7개를 기록했다. 특히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딜레이 스틸을 시도한 1루 주자를 침착한 2루 송구로 잡아낸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호성은 첫 실전 등판 뒤 “오늘 제구가 너무 안 풀렸다. 프로 첫 실전 무대라 그런지 긴장감을 많이 느꼈다. 또 처음 밟아본 마운드라 적응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린 듯싶다. 다음 등판 때는 긴장하지 않고 더 잘 던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개막 전까지 다치지 않고 계속 1군 마운드 위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라고 전했다.
만약 이호성이 입단 첫 시즌부터 1군 불펜진에서 자리 잡을 수 있다면 삼성 벤치 선택지는 확연히 늘어난다. 이호성과 최충연이 7회와 8회를 막아주는 그림이 가장 이상적이다. 과연 젊은 두 우완 영건이 2023년 삼성 불펜진을 향한 우려를 씻어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