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싶어도 알 수 없는, 알리고 싶어서 참을 수 없는 선수들의 뒷이야기를 깨알같이 전해드립니다.
'사자군단'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박진만(47) 신임 감독 지도 하에 혹독한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를 마쳤다. "힘들다"고 했지만, 선수들 스스로 만족감도 느끼고 있다. 지난 2년간 롤러코스터를 제대로 탔다. 2023년은 달라야 한다.
2021년 삼성은 정규리그 2위에 올랐다. 1위 KT와 승-무-패가 똑같았으나 타이브레이커에서 패하며 2위. '명가 부활'을 알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시즌이다. 2022시즌에도 이어질 것 같았다. 뜻대로 되지 않았다. 팀 창단 최다 연패인 13연패를 당하는 등 팀이 완전히 가라앉고 말았다.
결국 8월1일 감독 교체라는 초강수를 뒀다. 박진만 감독 대행이 지휘봉을 잡았고, 50경기에서 28승 22패, 승률 0.560을 만들었다. 같은 기간 리그 4위다. 그리고 삼성은 시즌 후 박진만 감독대행을 정식 감독으로 올렸다.
박진만 감독은 취임 후 훈련을 강조했다. "경기 중에 갑자기 머리 속이 하얗게 되더라도 몸이 알아서 반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구단에 요청해 마무리캠프를 오키나와로 갔다. 젊은 선수들 위주로 구성했고, '역대급' 훈련이 진행됐다. 스프링캠프도 빡빡하게 진행됐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치열하게 훈련했다. 연습경기가 끝난 후에도 타격 훈련을 진행했을 정도다. 이제 그 성과를 보여줄 차례다. 많은 전문가들이 삼성을 하위권에 둔다. 보란듯이 예상을 깰 필요가 있다.
일단 외국인 선수 데이비드 뷰캐넌, 알버트 수아레즈, 호세 피렐라가 그대로 함께 간다. 지난 시즌 피렐라는 타율 0.342, 28홈런 109타점, OPS 0.976을 작성했다. MVP급 활약을 선보였다. 뷰캐넌은 11승 8패, 평균자책점 3.04를 만들었고, 수아레즈는 6승에 그쳤지만, 평균자책점 2.49로 강력했다. 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이다. 3명 모두 2023년에도 좋은 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
작년 부진했던 토종 선수들의 부활도 기대할 수 있다. 구자욱은 타율 0.293, 5홈런에 그치며 1군 데뷔 후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원래 이런 선수가 아니다. 3할-20홈런-80타점은 언제나 가능한 선수다. 4번 타자 오재일 역시 꾸준히 자기 몫을 하고 있고, 베테랑 강민호, 이원석 등도 지난해 부진을 털어내고자 한다.
'굴비즈' 김지찬-김현준-이재현에 김지찬은 매년 성적이 좋아지고 있는 선수다. 4년차인 올해 한 단계 도약을 꿈꾼다. 캠프 도중 햄스트링 부상을 입으면서 살짝 주춤했지만, 시즌 전체로 봤을 때 삼성에 꼭 필요한 선수다. 김현준은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3개월 간 자리를 비우지만, 돌아오면 '돌격대장'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다. 입단 2년차를 맞이하는 '거포 내야수' 이재현도 칼을 갈고 있다. 이들이 있어 삼성의 센터라인이 든든하다.
'미완의 거포' 이성규가 알을 깨고 있는 점도 기대가 된다. 시범경기에서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보상선수 신화'를 꿈꾸는 김태훈도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김현준이 빠지기에 이들이 외야에서 많은 역할을 해줘야 한다. '화력'의 측면이라면 더 강력함을 뽐낼 수도 있다.
마운드에서는 원태인과 백정현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원태인은 지난해 27경기 165.1이닝, 10승 8패, 평균자책점 3.92를 기록했다. 백정현은 24경기 124.2이닝, 4승 13패, 평균자책점 5.27로 부진했다. 2021년 나란히 14승을 올렸던 투수들이다. 평균자책점도 백정현이 2.63, 원태인이 3.06이었다. 이때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
불펜도 벼르고 있다. 우선 '끝판대장' 오승환이다. 지난 시즌 데뷔 후 가장 안 좋은 시즌을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잠시 마무리 자리에서 내려오는 아픔도 맛봤다. 그래도 31세이브, 평균자책점 3.32를 찍었다. 여전히 팀 내 최고 불펜투수다. 2023년 팔 각도 수정을 통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 긴 암흑의 터널을 지나온 최충연도 완전 부활을 노린다. "잃어버렸던 감을 되찾았다"고 했다.
지원군까지 있다. 6월이면 최채흥과 최지광이 전역한다. 바로 5선발로 들어갈 수 있는 최채흥, 우완 필승조 역할이 가능한 최지광이다. 사자군단 마운드에 큰 힘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지난해 투타에서 주축 선수들이 집단으로 '커리어 로우' 시즌을 보냈다. 새 얼굴이 나오기는 했으나, 핵심 선수들의 활약은 언제나 필수다. 커리어가 있는 선수들이기에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가능하다. 강력한 외국인 선수 3명에 토종 라인의 활약이 더해지면 가을야구도 충분히 가능하다. 준비도 착실히 했다. 땀의 힘을 믿는다. '왕조의 부활'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