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싶어도 알 수 없는, 알리고 싶어서 참을 수 없는 선수들의 뒷이야기를 깨알같이 전해드립니다.
삼성 라이온즈가 2023시즌 불펜 재건에 나선다.
냉정하게 봤을 때 올 시즌 삼성의 약점은 불펜이다. 우규민-오승환으로 이어지는 뒷문은 건재하지만 그 앞을 책임질 선수가 확실하지 않다.
지난 시즌부터 그랬다. 삼성은 불펜이 흔들리면서 전반기 구단 최다 13연패에 빠졌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5위(4.52)로 KBO리그 평균(4.35)에 미치지 못했고, 블론세이브(21회)도 10개 구단 중 3번째로 많았다. 7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가장 낮은 0.847(50승1무9패)의 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팀 내 프랜차이즈 스타인 오승환이 흔들렸다. 57경기에 구원 등판, 6승 2패 31세이브 2홀드를 기록했으나 평균자책점은 3.32로 다소 높은 편이었다. 오승환이 평균자책점 2점대 이하의 성적을 내지 못한 건 2010년(4.50) 이후 12년 만이었다. 블론세이브를 리그 최다인 7차례나 범하기도 했다.
사실 오승환은 발목 부상을 안고 있었다. 부상을 안은 채 팀을 위해 뛰었고,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오승환을 대신해 임시 클로저로 우규민이 나섰다. 우규민은 지난 시즌 60경기서 4승 3패 1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3.26을 기록했다. 삼성 팀 내 홀드 1위.
삼성으로서는 우규민이 8회, 오승환이 9회를 맡아주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오승환은 부상에서 회복했고, 우규민도 좋은 컨디션을 뽐내고 있다. 때문에 6, 7회를 확실하게 막아줄 수 있는 투수를 찾아야 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진행하는 동안 불펜 운영에 대해 계속해서 고민했다.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스프링캠프에서 최충연이라는 소득을 얻었다. 최충연은 박진만 감독이 뽐은 캠프 투수 MVP로 선정됐다. 그만큼 많은 성장을 이뤘다고 할 수 있다.
스스로 정한 1000구 이상을 소화하는 등 절치부심한 모습으로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았다.
1차 지명 출신인 최충연은 입단 전부터 기대를 모은 유망주였다. 2018시즌 70경기 2승 6패 16홀드 8세이브 평균자책점은 3.60으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그 해 열린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선발돼 금메달을 목에 걸며 병역혜택까지 받았다.
하지만 음주운전 등 불미스러운 일과 팔꿈치 수술까지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2년 동안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그리고 3년 만에 돌아와 지난해 38경기에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4.70으로 마감했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여기에 좌완 이승현도 키플레이어다.
2021 1차지명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이승현은 이제 3년차 시즌을 맞는다.
데뷔 첫 해는 41경기 39⅓이닝, 1승 4패 7홀드, 평균자책점 5.26을 기록했다. 2년차에는 더 좋은 성적을 냈다. 58경기에 등판해 47⅔이닝 2승 4패 1세이브 14홀드, 평균 자책점 4.53을 기록했다. 경기 수도, 이닝 수도 많았고 데뷔 첫 두 자릿 수 홀드도 생산했다.
특히 이승현은 지난 4월 한 달간 13경기에 나서 1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13을 기록했다. 12⅔이닝 동안 무려 18개의 삼진을 솎아내는 등 페이스가 좋았다. 하지만 그 이후 하락세를 거뒀고, 아쉽게 시즌을 마감했다.
특히 좌완 최채흥이 복귀하기 전까지는 그의 공백을 메워줘야 한다. 필승조 한 자리를 꿰차야 하는 임무가 있다. 이번 스프링캠프서 기존 구종의 가치를 끌어올리는데 초점을 맞췄다.
박진만 감독은 최충연과 이승현을 불펜 키플레이어로 꼽았다. 좌우 불펜 자원들이 삼성의 허리를 든든하게 만들어줄지 관심이 모아진다.